Googled! -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2011. 2. 5. 09:20ETC.


 

  구글이 검색, 이메일 서비스 등에 그치지 않고, '안드로이드(ANDROID)'라는 스마트 디바이스 OS 시장까지 진출을 하면서, 연일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구글'하면 높은 기술력, 놀이터인지, 직장인지 구분이 안가는 구글의 사내복지 정책, 약간은 사회의 일반적인 통념을 거부하는 개구쟁이같은 회사 등의 이미지들이 많이 떠오르지만, 구글을 이해하고 표현함에 있어서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최근들어, 많은 분들이 구글을 그저 '잘나가는 IT회사'라고 생각하다가, '이 기업은 뭔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고, '구글이 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구글은 과연 어떤 회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한 듯이, 구글에 대한 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우리가 아는 세상의 종말'이라는 부제를 가진, 'Googled!'라는 책을 소개합니다.



구글드! -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Googled! :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


구글드 (양장)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켄 올레타 / 김우열역
출판 : 타임비즈 201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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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꽤나 두껍습니다.

  책은 국내 번역본 기준으로 총 581여 쪽에 달합니다. 그러나, 분석을 해놓은 책이 아니라, 다양한 관련 분야의 이야기를 담아내다 보니, 책이 두꺼워진 느낌입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만 골라 읽어도 괜찮습니다


성공 스토리만 조명하는 것이 아닙니다.

  책은 주로, 젊은 두 천재,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Mikhailovich Brin이 설립한 ‘Google’의 성장 과정과 그 속에서 담아내려고 했던 그들의 철학, 그들이 추구하는 세상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와 많은 에피소드들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습니다.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다르게, 그들의 성공 스토리와 그들에게 배워야 할 점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구글의 의도, 그들이 일으키는 변화의 물결과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일반 유저들의 구글 서비스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과 보안에 대한 걱정, 기존 미디어 사업체들과의 마찰, 미래 정보산업의 변화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에서 구글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디까지나 객관적입니다.

  요즘은 조금만 세상에서 이슈가 되면 그것이 최고인양, 찬양 일색의 책들이나 평가가 즐비하게 마련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나름대로의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합니다. 물론, 구글에 대해서 정성스레 파헤친 글인 만큼 구글 칭찬 쪽에 글이 살짝 기울어져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Chapter 1’의 마지막 부분에서 구글의 엔지니어링 마인드의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하면서, ’이 책은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할 겁니다’라는 냄새를 풍겨주지 않았다면, 난 절대 이 책을 신뢰하며 읽지 않았을 것입니다.


안드로이드 개발을 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근래, 안드로이드 개발에 뛰어드신 분들이 많습니다. 예전부터 구글의 행보에 관심을 가져오셨던 분들이 시대의 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하면서 개발하시는 경우도 많지만, 본업의 연장으로, 혹은 회사의 정책변화로 뛰어드신 분들 또한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흥미가 생겨서,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에 뛰어드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글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의도로 안드로이드 OS를 개발하고, 제조사에 무료로 제공하여 단말기를 보급하는지를 이해하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그들이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광고를 최대한 팔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효율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엔지니어적 마인드를 가진 구글이 아이폰 처럼 이쁜 UI(User Interface)를 개발해주지 않는다며, '구글에 필요한 것은 엔지니어가 아니라, 디자이너다!'라며 투덜대시는 분도 있습니다.
  구글의 의도나 철학, 그들의 수익 구조와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전혀 모르고, '어쩌다가 보니' 안드로이드 개발을 하고 있는 개발자분들이 한번 쯤 읽어보시면 앞으로의 개발이나, 구글의 행보에서 많은 것을 예측하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책의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책의 목차는 보통 인터넷 서점 링크로 대체하지만, '구글드'의 각 Chapter 제목은 하나의 격언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싶어 한번 나열해 봅니다.

Contents


  제목을 죽 흟어보면 알겠지만 꼭 IT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아니더라도, 회사생활을 하시는 분들이나 새로운 세상의 변화를 ‘전망’해보고 싶으신 분들이 읽으셔도 좋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 책에도 아쉬움은 있습니다.

  ‘BANNI’나 ‘유저북스토리’에 독서 후기를 올려주신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대로, 뒤로 가면 뒤로 갈수록 살짝 지겹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Chapter 제목들이 뒤로 갈 수록 비슷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뒤로 갈 수록 하고 싶은 말의 핵심을 정리하지 못하고 비슷한 말과 주장을 짜임새 없이 되풀이하는 느낌입니다. 필자인 ‘켄 올레타’씨가 3여 년간 IT계통의 수장들들과 주요인사 150명을 만나서 인터뷰를 했다는 것은 소중한 자료입니다만, 책을 읽으면서 그 인터뷰 한 것들을 짜집기 해놓았다는 느낌을 종종 받습니다. 좀더 각 Chapter마다 명확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마지막까지 이끌어 가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한, 너무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다
, 그들의 이름을 통일성있게 표기하지 않고 어떤 때는 '성'을, 어떤 때는 '이름'을 언급하여, 독자에게 혼란을 줍니다. 구글의 세 참모진의 이름조차도 헷갈릴 정도입니다. 지은이가 자기 편한대로 타이핑해 내려간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아쉽습니다.


변화의 길에서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다.

  워낙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새로이 알게되는 사실도 많고 느끼는 바가 많은 책입니다. 개인적인 생각들은 다음에 따로 정리해보기로 하고, 저에게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두 구절을 소개하면서 'Googled' 책에 대한 기록을 마칠까 합니다.


...페이지는 그들 스스로가 컨텐트 회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구글의 컴퓨터는 컨텐트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그 컨텐트를 처리하고 순위를 매김으로써 수많은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직접 컨텐트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죠. 바로 그게 우리의 강점입니다." 그 강점 때문에 불가피하게, 고객들은 기존의 미디어를 쉽게 외면하게 될 것이다. 그 때문에 어느 정도 고통이 따르겠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구글의 목표가 아니라고 페이지는 말한다.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구글의 목표라는 이야기다. "사람들이나 세상에 진짜 해가 될 만한 일을 해선 안 되겠죠. 하지만 우리는 진보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행복하지 않는 사람도 나오는 것 아니겠어요?" 이런 확신으로 무장하고, 페이지와 구글 엔지넝들은 실제로 수많은 미디어 업체를 불행에 빠뜨렸다. (Chapter 1. p.24-25)

하지만 논리가 항상 먹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논리적이지 않은 의사결정을 한다. 그리고 훌륭한 지도자는 이런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있다. 그들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이 쓴 글에 더 깊은 진실이 담겨 있다는 점을 이해했다. "짠 것과 신 것으로 구성된 외부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모두 따뜻한, 뇌라는 환영의 방에서, 온갖 채색된 창문과 그림이 걸린 벽으로 만들어진 방에서 살아간다."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그리고 수많은 구글 직원이 영리하다는 사실은 구글의 성공스토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과연 지혜로운가?"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리 명확하지 않다. (Chapter 1. p.49)